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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아마도, 오아시스
Exhibition Poster
기간| 2019.11.16 - 2019.12.04
시간| 11:30 - 18:30
장소| 인디프레스갤러리/서울
주소| 서울 종로구 통의동 7-25
휴관|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70-7686-1125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노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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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 《아마도, 오아시스》 전시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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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가노트- 노경민
    
    <아마도, 오아시스> 연작은 여관을 주된 배경으로 작업을 풀어나간다. 형형색색의 여관의 간판들은 행복에의 약속으로 고객을 유혹한다. 지나치게 화려한 외부장식과 촌스러운 꽃무늬 벽지, 익숙한 방 구조에서 암시되듯 작업 속 그가 머무는 공간은 허름한 여관이다. ‘여관’은 일정한 돈을 받고 손님을 묵게 하는 집을 지칭하는 말로써 지불한 만큼의 시간 동안만 거주가 허가된다. 지속적인 안식처가 될 수 없는 여관의 속성은 욕망과 닮아 있었다. 욕망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탐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일시적으로만 해소될 뿐 충족될 수 없다.
    게다가 여관방 속 침대는 이미 누군가 사랑을 나누고 간 침대며, 천장은 침대에 가만히 누워 응시했을 천장, 하수구는 누군지 모를 이의 체모가 빨려 들어갔을 하수구다. 많은 사람들이 다녀간 흔적이 가득한 여관의 특징은 나에게 매우 흥미롭게 다가왔다. 우리 문화 속에서 여성의 신체기관은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처럼 공간화 되고 나아가 사물화 되어 표현되어 왔기 때문일 것이다. 고정되어 있는 공간이지만 많은 객실이 있고, 익명의 무수한 사람들을 수용하는 여관의 특성은 개인의 성적욕망을 의탁할 수 있는 매개체가 되기에 충분했다.
    
    작업은 불특정 남성을 모델로 상정하여 여관을 다니면서 사진으로 기록하고 채집하는 과정을 거친다. 여관방 내부의 풍경에는 나체의 남성들이 등장한다. 남성모델들은 누드모델에이전시를 통해 구매된 대상들로 여관방 내부에 놓여진다. 그리고 그들은 작가인 개인이 주문한 포즈들로 자세를 취하게 된다. 이불을 반쯤 덮고 잠 들었거나 웅크린 뒷모습을 보여주거나 구부정하게 서있는 등의 막간의 수동적인 포즈의 남성을 연출한다. 그리고 그것을 응시하는 본인의 시선을 우회적으로 드러내어 여성의 존재와 욕망을 암시하고자 의도했다.
    그러나, 그 남성들은 곧 나와 닮아있었다. 임시거처인 여관방 안에서 고립된 남성 이미지는 마음 둘 곳 없고 떠돌이 신세 같았던 나를 대변하고 있었다. 관계 후 공허했던 내 모습이 있고, 여성으로서 타인을 의식했던 내가 있으며, 죄의식과 자괴감에 몸부림치던 장면들로 채워진다. 끝을 알 수 없는 욕망으로 경험한 수많은 가벼운 관계들은 내게 무력감과 같은 공허한 감정을 불러일으켰다.
    
    여관방의 특별한 것 없는 면면들은 이러한 환멸의 정서로 인하여 내게 낯설고 저급하게 다가오곤 했다.
    이미지를 채집하고 재편집하는 과정을 거친 후, 회화로 옮기는 과정 속에서 밝은 부분은 더 밝게, 어두운 부분은 더 어둡게 표현하고자 노력한다. 붉은 톤의 화면 속에서 과장된 명암법은 욕망이 타오르고 빠져나가는 장소를 표현하기에 적절하다고 여기고 있기 때문이다. 아교칠을 하지 않아 거침없이 번져나가는 장지에 과장된 명암을 표현하기 위해 여러 번 색을 입히고 뭉그러진 형태를 다시 다져낸다. 이러한 과정의 반복 속에서 장지의 질감을 드러내게 되었고, 이것은 개인의 불안정한 정서를 회화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언어가 되었다 생각한다.
    아마도 나는 붉은색의 여관풍경을 반복적으로 그리면서 충족될 수 없었던 욕망으로 비롯한 공허함을 위로하거나, 더 나아가 욕망에 대한 포기 자체를 유예시키는 행위를 하고 있는 것 같다. 작업 속 등장한 무기력한 남성과 여관방의 풍경들은 어쩌면 결핍된 나를 채우려 갈망하던 또 다른 자아의 표현일지도 모를 일이다. 그 곳은 오아시스였을까 아님 신기루였을까. 이 작업이 성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성적 욕망과 그로 비롯한 동종의 고독한 내면을 표현하고 소통할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			
    ※ 아트맵에 등록된 이미지와 글의 저작권은 각 작가와 필자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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