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정보
이번 전시 《부유하는 빛, 현현된 이미지》는 복제 장치로 여겨졌던 스캐너를 빛을 포착하는 감각 기관처럼 작동시켜, 비물질적인 빛이 어떻게 시각적 이미지로 ‘현현’되는가를 보여준다. 빛은 형태도 무게도 없는 재료이다. 그러나 작가는 이 보이지 않는 재료를 스캐너에 투과시켜, 기계와 환경, 데이터와 오류 사이에서 떠도는 정보를 수집한다. 그것은 완벽한 이미지가 아닌, 의도적으로 불완전하게 기록된 정보이며, 바로 그 ‘불완전함’이 이번 작업의 출발점이다. 스캐너는 통상 대상과의 접촉을 통해 이미지를 재현하는 도구이지만, 작가는 이러한 스캐너의 전통적 기능을 이탈시켜, 빛 데이터만을 포집하는 도구로 재해석한다. 대상 없이 구동하거나, 자연광, 반사된 빛 등을 센서에 투과 시킨다.. 그렇게 만들어진 데이터는 오류적 데이터로 분류될 수 있지만, 작가는 이 오류들을 해체하고 조합하여 새로운 시각적 구조를 만든다. 이 이미지들은 재현을 넘어, 빛의 감각 자체를 재조합한 하나의 추상 이미지가 된다. 전시장에 펼쳐진 이미지들은 다양한 출력 방식으로 구현되며, 각각의 방식은 빛이라는 재료의 물성을 감각 가능한 형태로 시각화한다. 관람자의 시점이나 움직임에 따라 이미지는 변화하고, 중첩되며, 사라진다. 이러한 시각적 경험은 모두 유동적이고 비물질 적인 빛의 속성을 드러내는 장치로 작동된다. 《부유하는 빛, 현현된 이미지》는 빛을 단지 어떤 대상을 비추는 수단이 아니라, 하나의 조형적 주체로 다루는 시도이다. 작가는 디지털 기계의 기능을 해체하고, 그 틈 사이로 새어 나오는 감각의 파편들을 수집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이미지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스스로 사유하는 전시를 구성한다. 이 전시는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무엇을 ‘본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이미지란 어떤 방식으로 만들어지고, 감각되며, 체험되는가? 빛이라는 원초적인 재료를 통해, 시난슬은 우리가 지금껏 무심히 지나쳤던 시각 경험의 지층을 다시 파헤친다. 그리고 그 안에서, 감각과 기술, 추상과 물질 사이의 여린 경계선을 조심스럽게 드러낸다. Credit 작가 시난슬 촬영 신예영 설치 시난슬 주최/주관 코소 후원 코소 Artist. Si Nansl Photograph. Shin Yeyoung Installation. Si Nansl Hosted and Organized by COSO Support. COS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