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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인세인박, 조해나 : MX. INTRUDER
Exhibition Poster
기간| 2023.07.07 - 2023.08.12
시간| 12:00 - 18:00 *일요일은 예약 방문만 가능
장소| 마테리오 갤러리/서울
주소|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94길 27-15/8층
휴관| 월, 화요일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2-566-5310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인세인 박
조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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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 전시전경

    (이미지 출처 = 마테리오 갤러리)

  • 전시전경

    (이미지 출처 = 마테리오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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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마테리오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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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마테리오 갤러리)
  • 			*일요일은 예약 방문만 가능합니다. (문의 : 02-566-5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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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눈엔 맷돌이 걸려있네. 아이들아, 지금 여기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말해다오. 앞을 볼 수 있는 당신이여, 신의 가호로, 내게 말해주오.”
    
    - 모리스 마테를링크 <틈입자(The Intruder)> 중 할아버지의 대사
    
    “틈입자(The Intruder)”는 동명의 희곡에 등장하는 대가족 인물들 중 맹인 할아버지에게만 감각되는 불가지의 존재다. 할아버지는 창문 너머 밤바람 사이를 비집고 들려오는 낫질 소리에 이어서 계단을 올라오는 발소리를 듣고, 식탁에 앉았다가 왼쪽 방으로 들어서는 누군가의 기척을 느낀다. 그리고 가족들에게 수없이 되묻고 또 되묻는다. 내게 들려오는 소음의 정체가 무엇이냐고, 내게 느껴지는 인기척의 정체는 무엇이냐고, 너희에게는 들리지 않느냐고, 보이지 않느냐고... 이에 가족들은 답한다.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아무 것도 보지 못했으며, 그 누구도 침입하지 않았다고, 꿈이라도 꾸신 건 아니냐고…
    
    끝내 무언가가 저택 전체를 엄습한다. 갓 태어난 농인 손자는 뒤늦은 첫 울음을 터뜨리고, 그를 낳고 중태에 빠져 있던 딸은 죽음을 맞이하니 말이다. 그러나 손자가 누워있는 오른쪽 방의 문, 딸이 누워있는 왼쪽 방의 문은 끝까지 열리지 않는다. 대신 거실을 배경으로 둘러앉아 있는 사람들의 대화를 통해, 우리는 이 모든 상황들을 정황으로 미루어 추론할 뿐이다. 이들이 주고받는 대사는 서로 엇물리며 결국 하나의 형상, 틈입자를 향한다. 동시에 그러한 연쇄고리의 효과로 인해 틈입자는 계속해 미끄러지며, 그전까지 관습적이고 안정적이었을 저택을 비집고 투명하게 떠다닌다.
    
    ‘실체’로서 제시되었더라면 적나라하게 마주했을 생과 사의 운명은, 틈입자라는 극적 장치에 의해 미미한 문틈 사이로 잔광처럼 새어 나온다. ‘상징’으로서 틈입자는 실재를 단순히 복사하는 대신 우회하며, 현상을 달리 감각할 것을 요구한다. 틈입자가 외부로부터 침입했다는 생각은 착각이다. 이 이야기에 희비를 불러온 그것은 우리가 우리 안에서 버무려 만들어낸 무엇이다. 다시 말해 틈입자는 관념들의 떠돎에 붙여진 이름이다. 나는 관념들 사이를 부단히 유동하는 틈입자에 응원을 보낸다. 그리고 한발 더 나아가 내면 세계에서 탈주한 그것의 모습을 상상한다.
    
    ≪Mx. Intruder≫는 틈입자에 운동성뿐만 아니라 방향성을 부여하기 위한 기획이다. 두 작가는 타성화된 것들로부터 특정한 요소를 차용하여 다른 방식으로 작동시키고 그 의미를 변형시키는 작업을 한다. 조해나는 기계장치의 반복적 동작들을 마주 물리는 작업을 통해 비시간적 지평을 제시하거나 영상 스크린에 결부된 시각성을 영상 이미지에서 물리적 스크린으로 확장한다. 작가에 따르면 “조각적 태도”로 제작한 작품들에서 시간은 선형적으로 흐르는 것이 아니라 여러 시간성이 공존하고 교차하는 맥락 안에서 형성된 유기체로 인식될 수 있다.
    
    인세인박은 스스로에게 임의의 세 가지 핸디캡을 설정한 뒤 화면들을 각각 그리고 모두 검게 채우거나,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상 준인공지능의 우발적 행위를 모사하는 작업을 통해 창작에 대한 규범화된 틀을 비껴간다. “창작자보다는 편집자로서의 역할”에 집중하는 작가의 태도는 경계 짓기가 아닌, 경계의 무화에 가닿는다. ≪Mx. Intruder≫는 구심적이거나 권위적인 미학과는 전혀 다른 자리에서 출발함으로써 역설적으로 가장 민감하고 정교한 감각을 발동시킨다. 갑자기, 수시로 틈입하는 그것들을 이제 당신께 보낸다.
    
    글: 김하연
    
    
    [1] 서구권에서 쓰이는 관용표현 ‘a millstone around your neck’과 유사한 의미로 쓰였다. 해당 관용구는 ‘목에 걸린 맷돌’로 옮겨지며, 피할 수 없는 불편한 문제나 책임을 비유한다.
    
    [2] “Mx.”는 이분법적 젠더 접미사를 대체하는 표현으로, 어떤 존재에 대한 본질주의적 관점에서 구성주의적 관점으로의 전환을 요청한다.
    
    
    (출처 = 마테리오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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