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정보
작품은 유리 위에 굳은 물감을 칼로 긁어 만들어진 오브제로 작업하였다. 여느 때와 같이 작 업을 마무리하고 팔레트를 정리하던 중 긁어낸 물감에서 이끼처럼 보이는 물질을 보았다. 그 것은 본래 재료의 특성을 거부한 새로운 물성이다. 얼핏 이끼나 세포를 닮은 이 오브제를 한 대 모았을 때 자연 속 어떠한 형체가 보였고, 고요 하고 무한한 시공간 속 반짝이는 우리의 삶을 보는 것만 같았다. 한때 버려질 뻔했던 오브제는 새로운 형태의 재료가 되어 생성과 소멸, 삶과 죽음 등 이분법 적 사유를 해체하는 작업이 되었다. 물질은 어떠한 형상을 규정하지 않고, 기존의 의식을 뒤섞는 행위로 캔버스에 표현하였다. 이 는 도구와 주체의 경계를 허문 인식의 전환이고 본래의 독립된 개체가 아닌 시작과 끝이 없는 추상적 의식의 결과물이다. (출처 = 리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