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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HIBITION
정병국 : 이미지, 글씨
Exhibition Poster
기간| 2022.12.05 - 2022.12.30
시간| 10:30 - 18:00
장소| 분도갤러리/대구
주소| 대구 중구 대봉동 40-62
휴관| 일요일, 공휴일
관람료| 무료
전화번호| 053-426-5615
사이트| 홈페이지 바로가기
작가|
정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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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정보


  • 전시전경

    (이미지 출처 = 분도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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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분도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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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분도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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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출처 = 분도갤러리)
  • 			침묵과 수다 
    
    침묵이 숨기고 있는 수다를 이름 하여
    꿈(DREAM)이라 한다.
    
    글과 이미지의 관계는 착잡하다. 어긋나고 빗나가는 관계가 글과 이미지 본래의 관계인지 모른다. 그런데 사람들은 그림을 보며 습관적으로 그림의 이미지에서 무언 가를 확인하고 싶어 한다. 사람들의 눈에 이미지의 확인이 조금이라도 지체되거나 난항을 겪으면 사람들은 서둘러 제목을 불러내는 등 언어적 의미를 통해 그 상황을 해소하려 한다.
    
    여기서 확인이라는 것은 무슨 의미인가? 그것은 일종의 신원 조회에 가까운 것이어서, 그 경우 우리는 더 이상 그림을 보는 것이 아니라, 언어적 의미를 통한 신원 확인을 서두른다. 언어적 의미를 통한 신원 확인은 이미지를 마주하면서 더 이상 스스럼없는 시선을 허용치 않는다. 언어적 의미는 이미지의 자유로운 날갯짓을 자꾸만 구속하고 감금하려 든다. 화가들이여 자신의 그림을 언어적 의미에 봉납(奉納)하지 말기를……
    글과 이미지는 서로 환원될 수 없는 것이다. 우리가 눈으로 보는 것을 언어로 옮긴다 한들 우리가 보는 것은 우리가 말하거나 글로 적은 언어 속에 고스란히 담기지 아니하며, 우리가 말이나 글을 통해 이미지를 보여준다 한들 그 이미지는 우리의 시선보다는 끝내 언어적 규정에 다른 감시와 제약을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다.
    이러한 글과 이미지의 한정할 수 없는 어긋나고 빗나가는 관계를 되물은 것이 바로 마그리트의 ‘이것은 파이프가 아니다’였다. 이를테면 언어로서의 파이프는 이미지로서의 파이프의 신원을 확인시켜주지 않는다.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글과 이미지의 어긋나고 빗나가는 관계를 극단의 관계로 몰고 가기도 하였다. 이른바 ‘이미지는 끝내 정체를 확인시켜주지 않는다’라고 말하려고 했던 작가가 마르셀 뒤샹이었다. 그렇게 그는 콧수염을 한 모나리자에게 L.H.O.O.Q.라는 제목을 달아주었다. 그의 착상은 이미지를 제물(祭物)로 한 관념 혹은 개념의 유희에 지나지 않았다. 그렇게 언어적 의미에의 예속에서 벗어나려던 이미지의 안간힘은 어처구니없게도 이미지의 자멸로 나아갔다. 더 이상 이미지는 보는 것이 아니었다.
    글과 이미지의 관계는 원래가 어긋나고 빗나가는 관계이다. 정병국의 이미지는 이미지 그 자체로서 늘 낯선 이미지였다. 마치 침묵 속에 던져져 있는 듯한 그의 그림들 앞에서의 언어적 의미의 추궁은 늘 요령부득이었다. 더구나 많은 이미지들은 뒷모습만을 보여주고 있지 않았던가. 하물며 그의 대부분 그림의 제목들은 이미지에 대한 간섭을 의도적으로 교란시키거나 비켜나고 있었다.
    그에게 언어적 의미와 이미지의 착잡한 관계는 어떤 굴절 과정을 거치고 있었다. 이를테면 그가 문자라는 언어적 이미지를 화폭에 등장시키며 그러하였다. 이미지 자체의 근엄한 침묵은 그에게 늘 힘겹고 무거운 부담이었다. 그 부담은 그동안 자신이 늘 교란시키며 벗어나고 싶었던 언어적 의미의 굴레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았으리라.
    그에게 때로는 느닷없이 때로는 슬며시 찾아든 문자는 그대로가 언어적 의미의 책무를 벗어나 자유롭게 화폭 위에 떨어지듯(落) 그려가는 글(書), 낙서와도 같았던가. 내 눈 앞에 무심코 즐거이 그려지는 낙서는 글인가 이미지인가…… 서로 환원할 수 없는 글과 이미지는 원래 모두가 홀가분한 사랑의 낙서에 다름 아니었던가…… 사랑은 의미를 염두에 두지 않는다.
    침묵 속에 낯설기만 한 내 이름을 긁적이듯 그림을 그려가며 들려오는 수다를 우리는 눈으로 보고 듣지 않았던가. 침묵이 숨기고 있는 수다를, 의미의 그물에 걸려들지 않는 수다를……
    
    (출처 = 분도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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